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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Martyrs, 2008) ★★★★

 

※ 내용 누설이 있으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감독: 파스칼 로지에 
주연: 밀레느 잠파노이, 모르자나 아나위
상영시간: 103분
개봉일: 2009. 8. 6
 


완성도를 떠나, 보고났을 때 그 여운이 너무나 강해서(혹은 독해서) 한동안 그 잔상이 일상에까지 어른대는 영화가 있습니다. 제게는 TV 외화시리즈 <브이>가 그랬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제 또 한 편의 영화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이하 ‘마터스’>이 바로 그 영화입니다.

폐쇄된 공장에서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학대받던 한 소녀가 탈출합니다. 15년이 흐른 후 어른이 된 그 소녀는 어느 단란한 가정을 찾아가 그 가족을 몰살합니다. 그리고 15년째 자신에게 들러붙은 환영과 싸우며 괴로워합니다. 이 가차 없는 서두는 3막으로 구분된 영화의 1막에 불과합니다.

2막까지 유혈극 장르의 규칙을 따라가는가 싶었던 영화는 주인공 안나가 저택의 지하실을 발견하는 3막부터 학대와 고통으로 뒤범벅된 고문극으로 내달립니다. 그리고 그 감금과 고문의 배후에는 고위층이 포함된 비밀 단체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초반부의 유혈극도 만만치 않은 수위이지만 후반부의 고문극은 단언하건대, 공포영화에 단련된 관객조차도 극장 좌석에 편안히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곤혹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제 첫 장편 <손톱>을 출간할 당시 편집자가 ‘소설을 읽다 보니 통각까지 느껴지더라!’라고 평한 적이 있는데 <마터스>의 후반부야말로 안나에게 감정과 감각이 이입되어 그녀가 느끼는 통각까지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모호하기 짝이 없는 결말은 <호스텔>이나 <프런티어>처럼 호쾌한 권선징악이 되었든 <인사이드>나 <텍사스전기톱살인사건>처럼 비극적 결말이 되었든, 명확한 종결을 바랐던 관객의 기대감마저 짓밟습니다. 어쩌면 그처럼 모호하기만 한 결말이야말로 이 잔혹한 이야기의 종지부로 더없이 어울리는 결말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똥 누고 밑을 안 닦고 나온 듯한 찝찝함을 안겨주는 결말 때문에 저는 이 영화의 후유증이 더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파스칼 로지에 감독은 익스트림무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세상이 너무나 좆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분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내 자신을 배신하는 행위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반영된 <마터스>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충격과 공포를 유발하는 최고의 공포영화일 수도, 분노와 짜증을 유발하는 최악의 공포영화일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한 가지만은 분명합니다. 정서적 충격으로만 볼 때 <마터스>는 긍정적인 의미로든, 부정적인 의미로든 근래 소개된 영화들 중에서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는 전자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 붙임: 원제 그대로 ‘마터스’라고만 해도 될 것을, 굳이 ‘천국을 보는 눈’이라는 스포일러성 부제를 단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수입사들은 멀쩡한 영화 제목에 왜 그리 부제를 못 달아 안달일까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 <코렐라인: 비밀의 문>, <오펀: 천사의 비밀> 등등. 이 영화들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처럼 시리즈인 것도 아니건만. 이러다 우리나라 영화에도 부제 열풍이 붙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해운대: 쓰나미의 역습>, <차우: 비밀의 식인멧돼지>, <불신지옥: 예수천당>, <국가대표: 스키점프의 비밀> 등등.

마터스, 공포영화, 프랑스, 파스칼로지에, 잔혹, 고문, 호러
# by 김종일 | 2009/08/06 12:52 | 영화평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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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헉 at 2009/08/11 22:14
안녕하세요..비슷한 느낌입니다..초반부 내용이야 흔한거고..
그리 잔인한 장면은 없고..
주인공한명이 죽은 후로 갑자기 불편해 지더군요..
왜냐면 앞에 전개된 내용대로라면 꽤 찝찝한 결말을 기대하게
되기때문입니다. 뭐랄까 호러도 어느정도의 상쾌한 결말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제공해 주지 않으리라 생각했고 역시나 그렇더군요.
고문하면서 부터 짜증나더군요..
저야 컴퓨터로 어둠편으로 봐서 고문장면은 대충 넘겼는데 결국 나중에
해부 나오면서 역시 더욱 짜증나더군요.

단체에 관련된 부자인듯한 놈들이 나오면서 더욱 느끼는 이질감은..
바로 마루타나 십자군전쟁 나치의 학살 자살테러 같은 인류사의 어두움을 나타냈기에 그렇습니다. 직 간접적인 가해자의 무리에 서 있는 내 자신이 느껴졌기에...
불편했지요..

신성모독. 인간비하. 도전정신. 철저한 현실자각.
불편함. 동양적인 마스크의 여자에게 호감이 간다..정도로 전 정리를 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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